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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다 반사

[김원숭-2] 두쫀쿠와 김원숭

by 둥굴프 2026. 1. 22.

 

매일 아침 요란스럽게 옷장과 좁은 방 안을 뒤적거리면서,

추위를 느끼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hL6VwyFpRv4

옛 친구에게 - 홍이삭

우연하게 듣게 된 '옛 친구에게'라는 노래입니다.

이곳으로 이직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이 점심에 산책할 때야

 

광화문에 위치한 현재 직장에 와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점심식사 후 광화문 근처를 잠깐 걷는 순간이다.

 

광화문 광장을 따라 북쪽으로 올라가면서 경복궁 뒤로 보이는 북악산을 보는 게 좋다.

서울역사박물관 뒤로 나무들을 따라 경희궁으로 안내되는 길을 걷는 게 좋다.

여유가 조금 있었던 어느 날에는 직원들(5명이 당시 사무실의 전부였다) 다 같이 덕수궁으로 걸었던 게 좋았다.

그 순간에 사소한 이야기를 하는 게 좋다.

 

순수하게 그 순간들이 행복했다.

 

어느 날 동료에게 그 말을 하니, 앞으로 산책 복지를 꼭 챙겨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요즘은 너무 추워서 밖에 걸어 다닐 엄두가 안 난다.

날이 좀 풀리면 다시 복지 챙길 수 있지 않을까.

 

저희 이제 슬슬 돈 써야 해요

 

대학교 5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인원들과 매 달 만원씩 모아서,

100만 원 정도가 모이면 돈을 쓰기 위해 만난다.

이번에도 130만 원 정도가 모여, 총무의 주도 하에 모였다.

 

평소에는 비싼 식사 한 끼로 끝내는데,

이번에는 방탈출을 하고, 두쫀쿠를 먹어보고 싶다는 내 소망을 반영해서 두쫀쿠 투어도 진행했다.

 

먼저 방탈출은 꽤나 재미있었다.

'주먹왕'으로 불리는 친구가 발품 팔아서 찾아낸 곳이었다.

감사합니다 주먹왕님, 재미있었어요. (비트포비아 던전루나 - 검은 운명의 밤)

 

두바이쫀득쿠키(이하 두쫀쿠)는 조금 공감하기 힘든 맛이었다.

식감은 마치 자판기 코코아 마지막에 남은 설탕 덩어리를 먹는 느낌이었는데, 덜 달고 푸석거렸다.

주먹왕의 말을 빌리자면 "못하는 곳" 이라는데, 더 맛있어도...

 

결혼을 준비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앞으로 이렇게 놀기는 힘들겠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원숭아, 너는 요즘 고민이 뭐야?

 

결혼을 앞둔 친한 동네 형(군대 동기, AAMC 디렉터) 청첩장을 주기 위해 만난 날, 나와 헤어지면서 물어본 말이다.

물론 나를 원숭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

 

그래픽 디자인 관련 일을 하는 형은 식전영상을 직접 제작했다.

나에게 그 영상을 보여줬을 때, 나는 그 영상을 보고 또 보고 또 보며 혼자 30번은 다시 봤던 거 같다.

 

"결혼을 하는 지인들에게 당연히 축하하는 마음을 가지는데, 형의 영상을 보니까 형이 너무 부러웠어.

그 영상 속에서 형이 얼마나 행복한지 느껴져서 나도 행복했어. 그래서 30번은 넘게 본 거 같아."

 

형의 목표가 나중에 본인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서 청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이라고 하며,

내 모습을 보며 꽤 뿌듯해하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헤어질 때 형이 나의 고민을 물어봤다.

내가 답한 고민은 '나에 대해서 더 알고 싶다.'였다.

천천히 나의 이야기를 들은 형은 나에게 말했다.

 

"원숭아, 오해하지 말고 들어. 내가 들었던 너의 일상을 떠올리면 무채색에 가깝다고 느껴져.

너를 잘 알기 위해서 분명 평소에 안 하는 경험에 도전하게 될 것 같아.

그 과정에서 네가 변하는 부분이 있을 거고, 1년 후의 김원숭이 어떻게 변할지 기대가 된다."

 

물론 나를 원숭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

굉장히 장난기가 많은 형이고, 진지한 대화를 평소에 안 했던 사람이라서 그날이 더욱 선명하게 남는다.

 

걷는 게 좋은 사람

안타깝게도 나무를 타는 게 좋은 원숭이는 아니다.

올해 다시 정의해 보는 내가 좋아하는 것 중 하나는 걸어 다니면서 주변을 보는 것이다.

20대 초중반에 여행을 다녔을 때도 그 순간들이 좋았고,

지금도 낯선 지역에서 약속이 생기면 3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그 근처를 걸어 다니면서 구경한다.

 

앞으로 포스팅을 할 때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이 떠오르면 같이 적어둬야겠다.

 

 

 

요즘 날씨가 많이 춥습니다.

따듯하게 입으시고, 감기 걸리지 않게 따듯한 물 많이 마시세요.

 

건강한 한 해 보내시기 바랍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6.01.22

 

 

*AAMC: 군대에서 동기들과 같이 활동한 힙합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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